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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우회도로' 시공업체 돌연 교체된 '황당 사연'부산국토관리청, 선급금 미지급해 놓고 '하도급 대금 분쟁' 이유로 계약해지 '의혹'
최재호 기자 | 승인 2019.02.19 15:26
<자료사진>

국도 건설공사에 참여한 중견건설사가 국토관리청으로부터 선급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하도급 대금 분쟁에 휘말렸다는 이유로, 공사 계약해지 통보를 받아 그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다.

특히 해당 건설사가 전체 공사량의 80% 지분을 갖고 있다가 20% 지분에 불과한 협력사에 지분을 모두 빼앗기며 공공사업에서 사실상 퇴출되는 과정에서, 관할 지방국토관리청이 특정 업체 편들기 작업을 한 게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12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경북 청송군 청송읍 청운리에서 금곡리를 잇는 국도 31호선 4.4㎞ 구간 2차로 공사를 2020년 2월 완공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전체 7차례에 걸쳐 나눠 진행되는 공사는 경기도 성남시에 사무실을 둔 인보건설이 전체 공사의 지분 80%를, 대전 건설업체 A사가 20% 지분으로 각각 나눠 추진됐다.


분쟁은 4차 공사가 끝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주력 건설사인 인보건설이 제때 하도급 업체에 작업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며 5차 공사 계약체결을 미뤘다.

당시 인보건설이 자체 파악한 미지급금은 7억8000여만원. 이 금액에서 부산국토관리청으로부터 받을 5차 기성금 2억9000만원 가량을 빼면 잔여 미지급금은 4억9000여만원이다.

통상 국가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의 경우 공기 차수별로 30% 안팎 선급금을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보건설은 선급금의 일부나마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받으면 즉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지급금 규모를 두고 인보건설과 감리단 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5차 계약은 정상적으로 체결되지 않고 계속 지연됐다. 계약 체결 지연에 초조해진 인보건설은 그해 6월13일 경리담당 이사를 청송 공사 현장에 보냈다. 당시 경리담당 이사는 공사 현장에서 감리단장과 국토관리청 현장 파견 공무원들을 만나, 미지급금 해결을 위한 10억원이 든 통장을 보여주며 계약체결을 종용했다.

하지만 당시 감리단이 파악한 미지급금 규모는 13억6000만원 가량. 여기서 양측의 주장이 갈린다.

인보건설 측은 "6억원 가량 허위청구된 미지급금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선 10억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미지급금 문제를 일단 봉합한 뒤 5차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세부 정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도, 감리단과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아예 미지급금 해결 노력 자체를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태안 감리단장(다산컨설턴트)은 현장을 방문한 취재진에게 "이사라는 사람이 (준중형차를 몰고) 찾아오긴 했지만, 금액이 안맞는 상태에서 믿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노력이 허사로 돌아간 지 20여일이 지난 7월5일 인보건설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출자지분 변경' 통보를 받게 된다. 이 공문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잔존 구성원(공동수급)이 계약이행요건을 갖췄다고 확인됨으로, 중도탈퇴(강제탈퇴) 및 잔존 구성원의 출자지분 변경(요청)에 승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공사에 20% 지분으로 참여한 공동수급 A업체가 '출자지분 변경 결정'이 내려지기 불과 며칠 전인 6월말 '공동수급체 구성원인 인보건설이 재정상태 악화로 정상적인 계약이행이 불가하다'며 보내온 탈퇴요청서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첨부자료로 이 공문 우편에 동봉했다.

20% 지분에 불과한 건설사가 상위 업체의 지분 80%를 모두 갖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지방국토관리청이 요청서를 보내온 지 며칠 만에 전격적으로 '출자지분 변경'을 최종 결정해 버린 것이다.

공사 중간, 하도급 대금 미지급금 규모 놓고 이견 '분쟁'
80% 지분社 "해결 노력 허사" vs 감리단 "믿을 수 없어"


이후 후속 조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80% 지분을 갖고 있던 인보건설의 항변에도 아랑곳 없이 '출자지분 변경' 통보한 지 20일 뒤인 7월25일자로 "원활한 공사 추진을 위해 하도급 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공문은 인보건설에 보냈다.

국가 발주 공사 입찰을 관장하는 조달청은 이같은 국토관리청의 공문을 바탕으로, 8월13일 '시설공사(청송우회도로 국도건설) 출자지분율 변경'을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이 결정문에는 "발주기관(국토관리청) 및 공동수급체 구성원 동의하에 출자지분율 변경 요청"에 따른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과 전혀 다른 결정문이 발표된 다음날인 8월14일, 출자지분율 변경의 사유는 '인보건설의 공사 불이행'으로 정정됐다. 조달청이 국토지방관리청으로부터 긴급히 처리해 줄 것을 요청받은 정황이 짙은 대목이다.

이어 대구지방조달청은 9월14일 인보건설을 '부정당업체'로 지정,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예정)에 따른 사전 통지서'를 해당 업체에 보냈다. 인보건설의 영업정지 기한 1개월. 통상 업체의 귀책사유로 인한 영업정지 기한이 6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국도 공사을 지연한 책임을 묻는 징계로는 턱없이 관대한 조치인 셈이다.

대구지방조달청 관계자는 이같은 비상식적인 '출자지분율 변경 과정'과 관련, "발주기관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내용증명으로 재의결을 요청해 오면, 원래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감리단에, 감리단은 해당 국토관리청에 책임 소재를 떠넘기며 시간만 보내고 있다.

인보건설 황남선 사장은 "공동 수급 공사 과정에서 20% 지분을 가진 회사가 80% 지분을 가진 주력 업체를 몰아내고 공사 전체를 인수한 전례는 대한민국에 처음 있는 사례로 꼽힐 것"이라며 "소수 지분 업체와 관청의 유착 의혹에 대해 모든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호 기자  iecono@hanmail.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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